감자칩, 바삭함 속에 숨겨진 식품 산업의 아이콘
감자칩은 언제 처음 만들어졌을까?
감자칩의 기원은 1853년 미국 뉴욕의 사라토가 스프링스(Saratoga Springs)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고객이 레스토랑에서 감자가 너무 두껍다고 불평하자, 셰프 조지 크럼(George Crum)은 화가 나 얇게 썬 감자를 튀겨내어 복수하듯 내놓았고, 예상 외로 이 얇고 바삭한 감자튀김은 대히트를 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사라토가 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미국 전역에 퍼졌고, 20세기 초엔 대량 생산 체계에 들어서면서 산업화가 시작됐습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감자칩이 스낵시장에 등장합니다. 1980년 롯데제과가 ‘포테토칩’을 출시하며 국내 최초 감자칩 브랜드를 선보였고, 이어 해태제과와 오리온 등의 식품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감자칩은 과자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수입 브랜드인 ‘프링글스’가 등장해 원통형 포장과 얇고 정형화된 형태로 새로운 감자칩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맛과 식감을 개발하며 로컬 감자칩 시장을 견고히 해왔습니다.
감자칩은 어떻게 나뉘고 있을까?
감자칩은 제조 방식과 원료,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됩니다. 대표적인 분류는 ‘슬라이스형’과 ‘성형형’입니다. 슬라이스형은 생감자를 얇게 썰어 그대로 튀긴 형태로, 자연스러운 감자 결이 살아 있고 바삭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국내 대표 브랜드로는 오리온의 ‘오감자’, 해태의 ‘썬칩’ 등이 있습니다. 반면 성형형은 감자 전분이나 감자 플레이크를 반죽처럼 가공해 일정한 모양으로 성형한 뒤 튀기는 방식입니다. ‘프링글스’가 대표적인 예로, 형태가 일정하고 얇으면서도 부서지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감자칩은 또 조리 방식에 따라 ‘튀김형’과 ‘구운형’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오일에 튀겨 만든 제품은 바삭한 맛이 강한 대신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며, 오븐에 구운 감자칩은 열량을 낮춘 대신 상대적으로 식감이 덜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 방식으로 조리한 감자칩이나 비건,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감자칩 등 건강지향형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맛도 천차만별입니다. 기본 소금맛 외에도 어니언, 핫스파이시, 치즈, 트러플 오일 등 다양한 플레이버가 출시되고 있고, 지역 특산물(예: 제주 감귤, 강원도 감자)을 활용한 감자칩은 한정판 또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감자칩 시장은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2023년 기준 국내 스낵시장 규모는 약 2조 7천억 원이며, 이 중 감자칩 시장은 약 3,5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식품산업통계정보 2024). 전체 스낵류 가운데에서도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는 카테고리로, 성별과 연령층을 막론하고 두터운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스낵족’ 증가와 함께 대용량 감자칩 제품의 매출이 상승한 바 있습니다.
시장 트렌드는 ‘건강’과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칼로리나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저염 감자칩’, 튀기지 않은 ‘에어베이크드 감자칩’, 트러플 오일이나 유기농 감자를 사용한 ‘프리미엄 감자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Z세대를 겨냥한 한정판 맛 출시,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 SNS 연계 마케팅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발맞춰 생분해 포장재를 사용하는 감자칩 브랜드도 등장했고, 해외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감자 부산물 활용) 형태의 지속가능한 감자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Food Navigator, “Global potato chips market outlook 2024-2029”
농림축산식품부, 「2023 가공식품 소비 트렌드」
롯데제과, 오리온 공식 보도자료 및 브랜드 연혁
The New York Times, “How the potato chip was invented”, 2022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https://www.atf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