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역사

정과 감성 사이, 초코파이의 세계적 여정과 현재의 모습

Ol팀장 2025. 4. 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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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어디서 시작됐을까? 한국인의 정(情)까지 담은 그 과자의 시작

초코파이(Choco Pie)의 원조는 미국이다. 1917년 미국의 ‘챠타누가 베이커리(Chattanooga Bakery)’에서 '문 파이(Moon Pie)'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된 것이 시초로, 마시멜로와 비스킷 사이를 초콜릿으로 감싼 이 간식은 탄광 노동자들의 에너지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 콘셉트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다양한 형태의 초코파이 제품이 등장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1974년 오리온(구 동양제과)이 미국 제품을 참고하여 '초코파이'를 국산화하면서 본격적인 초코파이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당시 제품은 마시멜로를 도넛 형태의 케이크 사이에 넣고 초콜릿으로 감싼 구조였으며, 출시 이후 '정(情)'을 마케팅 키워드로 활용하며 빠르게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도 유사 제품을 출시하며 ‘초코파이 삼국지’라 불릴 정도로 국내 파이류 시장이 커졌다.

 

초코파이는 1990년대부터 러시아, 중국 등 해외 수출이 본격화되며 ‘정(情)의 간식’이라는 한국적인 정서를 해외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초코파이가 귀한 간식으로 회자되었고, 러시아에서는 결혼식 선물로 사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마시멜로만 있을까? 다양한 종류의 초코파이들

초코파이는 원형 마시멜로 파이의 형태를 기본으로 다양한 맛과 콘셉트를 실험하며 진화해왔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초콜릿 코팅 + 마시멜로 + 케이크 구조의 '오리지널 초코파이'지만, 최근에는 마시멜로 대신 크림을 넣거나, 초콜릿 대신 화이트 코팅을 입힌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情’ 외에도 ‘초코파이情 바나나’, ‘초코파이情 인절미’, ‘초코파이情 말차’, ‘딸기’ 등 다양한 맛을 출시하며 젊은 세대와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롯데는 ‘몽쉘’을 통해 고급 디저트 느낌을 강조했고, 해태는 ‘오예스’로 좀 더 촉촉한 식감을 내세웠다.

 

이 외에도 냉장 보관이 가능한 프리미엄 버전이나, 설탕을 줄인 ‘건강 초코파이’, 비건/글루텐프리 콘셉트를 강조한 대체 제품들도 등장해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초코파이 시장, 지금 어디쯤 왔을까?

한국 초코파이 시장은 2023년 기준 연간 약 2,5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오리온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해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리온의 2023년 초코파이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중국, 러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현지 공장을 통해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최근 트렌드는 ‘프리미엄화’와 ‘소확행 소비’다. 카페 디저트 느낌을 강조한 제품, 한정판 맛, SNS 인증 욕구를 자극하는 패키지 디자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추억의 간식’에서 ‘갬성 디저트’로 변신하며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단맛을 줄이고 원재료를 강조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식이섬유를 넣거나, 동물성 원료를 제외한 식물성 초코파이도 개발 중이며, 지속가능 포장재 사용도 확대되고 있다.

출처
오리온 기업 공식 보도자료, 2023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정보
한국경제신문, 2023년 11월 "[오리온 초코파이, 해외 매출 국내 넘어서]"
FoodNavigator Asia, "Asia’s top snack trends: Choco Pie’s expansion into premium and healthy markets", 2023
New York Times, “The Sweet History of the Moon Pi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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